김경옥

 

 

먼 길 가신 후

자주 보러 오시네

 

힘내라 길 잃지 마라 도와줄 건 뭐 없니

 

다시는

걱정마시래도

또 오시는

아버지

 

 

* 시조미학 Vol 18, 2018

 

'단시조' 카테고리의 다른 글

<묵화> 박영희  (0) 2018.03.26
<회상> 이호우  (0) 2018.01.24
<낙화> 민병도  (0) 2017.12.14
<집> 성정현  (0) 2017.08.06
<엉또폭포> 임채성  (0) 2017.07.27

 

 

 

 

 

 

묵화

 

박영희

 

 

잠긴 노을 서러운 날

먹물 찍어 붓을 든다

 

은혜로운 이 하루가

너로 하여 소슬할까

 

단숨에

능선 한 획이

하늘을 받쳐 선다

 

 

* 「그 잠깐 소낙비에」2017 동학사

 

 

 

 

'단시조' 카테고리의 다른 글

<달> 김경옥  (0) 2018.05.28
<회상> 이호우  (0) 2018.01.24
<낙화> 민병도  (0) 2017.12.14
<집> 성정현  (0) 2017.08.06
<엉또폭포> 임채성  (0) 2017.07.27

 

 

 

회상

이호우


몹시 추운 밤이었다
나는 커피만 거듭하고

너는 말없이 자꾸
성냥개비를 꺾기만 했다

그것이 서로의 인생의
갈림길이었구나

 

 

 

'단시조' 카테고리의 다른 글

<달> 김경옥  (0) 2018.05.28
<묵화> 박영희  (0) 2018.03.26
<낙화> 민병도  (0) 2017.12.14
<집> 성정현  (0) 2017.08.06
<엉또폭포> 임채성  (0) 2017.07.27

 

 

낙화 (落花)

 

민병도

 

 

꽃이 지고서야 나는 문득 꽃을 보네

 

내가 떠난 뒤에 비로소 널 만났듯

 

향기만 남은 하루가 천 년 같은 이 봄날

 

 

*《시조미학》, 2017 겨울호

 

 

 

'단시조' 카테고리의 다른 글

<묵화> 박영희  (0) 2018.03.26
<회상> 이호우  (0) 2018.01.24
<집> 성정현  (0) 2017.08.06
<엉또폭포> 임채성  (0) 2017.07.27
<봄날은 간다> 강지원  (0) 2017.07.24

 

 

 

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

 

 

성정현

 

 

아낌없이 주어버려

출입마저 불편하신

 

어느새 칠순 넘어

가지만 남은 단감나무

 

오늘도

문 잠그는 소리에

"밥은 묵고 다니냐"

 

 

 

 

'단시조' 카테고리의 다른 글

<회상> 이호우  (0) 2018.01.24
<낙화> 민병도  (0) 2017.12.14
<엉또폭포> 임채성  (0) 2017.07.27
<봄날은 간다> 강지원  (0) 2017.07.24
<봉정암> 김원각  (0) 2017.07.21

 

 

 

 

 

엉또폭포

 

임채성

 

 

핏빛 동백 뚝뚝 지면

가슴은 늘 타들었다

 

눈물이 없어

눈물이 없어

더 쏟아낼 눈물이 없어

 

겉마른 사월 계곡에

몰래 뱉는 속울음

 

 

* 《21세기 시조》8집

 

 

 

'단시조' 카테고리의 다른 글

<낙화> 민병도  (0) 2017.12.14
<집> 성정현  (0) 2017.08.06
<봄날은 간다> 강지원  (0) 2017.07.24
<봉정암> 김원각  (0) 2017.07.21
<밥> 문무학  (0) 2017.07.14

 

 

 

 

 

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 봄날은 간다

강지원

 

 

물집 터진 여린 생각 너는 간다 봄바람아

 

고운 잇몸 들어내어 까무러친 해안선 너도

 

가거라

 

돌아보지 마라

 

가서는 오지 말거라

 

 

* 《다층》 2016 여름호

 

 

 

'단시조' 카테고리의 다른 글

<집> 성정현  (0) 2017.08.06
<엉또폭포> 임채성  (0) 2017.07.27
<봉정암> 김원각  (0) 2017.07.21
<밥> 문무학  (0) 2017.07.14
<첫차> 문순자  (0) 2017.07.11

 

 

 

 

 

봉정암

 

김원각

 

 

거기 올라가는 신자들

 

쌀 두어 되 지고 간다

 

밤새 기도하면서

 

비우는 법문 들어서인지

 

하산길

 

쌀 보따리에

 

별 두어 되 들어 있다

 

 

* 《한국동서문학》 봄호, 2016

 

 

 

'단시조' 카테고리의 다른 글

<엉또폭포> 임채성  (0) 2017.07.27
<봄날은 간다> 강지원  (0) 2017.07.24
<밥> 문무학  (0) 2017.07.14
<첫차> 문순자  (0) 2017.07.11
<환절기> 박해성  (0) 2017.06.14

 

 

 

 

 

문무학

 

 

바라만

보는 사람은

 

바보다

밥이다

 


* 시집『홑』중에서

 

 

'단시조' 카테고리의 다른 글

<봄날은 간다> 강지원  (0) 2017.07.24
<봉정암> 김원각  (0) 2017.07.21
<첫차> 문순자  (0) 2017.07.11
<환절기> 박해성  (0) 2017.06.14
<겨울미사> 이우걸  (0) 2017.05.17

 

 

 

 

 

첫차

 

문순자

 

 

동백꽃 한 송이 없는

이곳이 나는 싫다

 

떠나느냐 남느냐

밤새 뒤척이는 파도

 

서울역,

붙잡지않아

첫차 그냥 보낸다

 

* 《시와 소금》2016 가을호

 

 

 

'단시조' 카테고리의 다른 글

<봉정암> 김원각  (0) 2017.07.21
<밥> 문무학  (0) 2017.07.14
<환절기> 박해성  (0) 2017.06.14
<겨울미사> 이우걸  (0) 2017.05.17
<두부> 박성민  (0) 2017.05.07

+ Recent posts