맛
박시교
부산 기장 주막에서 막걸리를 마시는데
옆에서 짚불 꼼장어를 다듬던 주모가 한 잔을 쭉 들이켜자 냉큼 꼼 장어 한 점을 직접 내 입에 넣어준다
그렇지, 세상 사는 맛이 바로 이런 거구나
- 《문학청춘》겨울호, 2015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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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토끼의 간> 이송희 (0) | 2015.09.04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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맛
박시교
부산 기장 주막에서 막걸리를 마시는데
옆에서 짚불 꼼장어를 다듬던 주모가 한 잔을 쭉 들이켜자 냉큼 꼼 장어 한 점을 직접 내 입에 넣어준다
그렇지, 세상 사는 맛이 바로 이런 거구나
- 《문학청춘》겨울호, 2015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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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토끼의 간> 이송희 (0) | 2015.09.04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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토끼의 간
이송희
간밤엔 벼룩에게도 간 빼 먹힌 사내가
굶주린 밤 움켜쥐고 벽을 향해 기어가서 앓아누운 용왕
의 전화번호를 찾는다 간 팝니다 물기 젖은 간, 수궁가를
부르는 간, 전화기 속 별주부가 그의 간을자르고 연체된
이자와 한숨까지 자를 때 콩알만 해진 간으로 전화기를
놓는 사내, 두 살 아이 분유통을 물끄러미 바라보다 몇 달
밀린 방세를 생각하며 다시 또 전화 걸고....
햇살에 널어 말리던 간, 온몸을 휘감는다
* <아포리아의 숲> 책만드는집, 2011